10년차 작곡가로서 결국에는 실패하고 그 바닥을 뜬 사람입니다. 지금은 전혀 다른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곡가라는 것이 워낙에 애매한(?)직업이다보니깐 프로작곡가가를 지망하는
지망생들은 대부분은 방황하게 마련입니다. 저 역시 그래왔구요. 그러다가 결국 포기하고
다른일을 하게 되었고 음악을 그만둔지는 어언 6년이 훌쩍 넘어갑니다.
지금 돌아보면 주위에서 잘되서 지금도 누구나 알만한 작곡가,프로듀서가 되어있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아예 포기하고 다른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으며, 아직도 그 바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막상 그 일을 하고 있을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그만두고 나니 보이더군요.
철저하게 외향성이 될 것..!
천운을 타고나서 어쩌다 길거리에서 버스킹하다가 메이저기획사 관계자 눈에 띄어 발탁되는 스토리,
혹은 데모곡을 보냈는데 유명 가수가 그 곡을 쓰겠다고 전화가 오는 스토리.. 이외 같이 영화같은 스토리는
적어도 10년 넘게 보지 못했습니다. 아, 영화처럼 다가오는 것일까? 하고 착각했던 적은 몇번 있었죠.
대부분은 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특히나 대중음악 작곡가의 세계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런데
나도 그랬지만, 대부분이 작업실에서 처박혀서 혼자 고독하게 음악작업을 하는 때가 더 많습니다. 그게 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접은 사람으로서 지금 돌아본다면 '철저하게 외향성'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필수조건입니다. 실력이 없어도 인간관계 속에서 그것을 커버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관계속에 실력도 바뀌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혼자 틀어박히는 것. 그것이 어쩌면 작곡가에겐 당연하듯이 생각될테지만
그러면 영원히 틀어박히게 됩니다 ㅎㅎ
성공한 친구는 무명시절 처음 만났을때부터 엄청나게 외향적이고 밝은 성격이었습니다.무명이라서 설움을 당할때도 많았지만 끝까지 외향적으로 사람들을 대했고 결국 그 그룹에서 큰 히트를 만들어내더라구요. 물론 기본적인 실력도 있었지만
최근에 발표하는 음악들을 들어보면 정말 많이 성장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사운드, 컨셉, 모든것이 다른사람처럼 바뀌었죠. 그 친구 스스로도 옆에서 실력자들, 기사님들을 만나고 보면서 실력이 늘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시간은 유한합니다. 두문불출한 채 실력을 연마하여 짠~! 하고 나타나는 영역이 아닙니다. 적어도 제가 경험한 음악계에선 그러합니다. 지금 두문불출하면 결국 끝까지 두문불출하고 끝나게 됩니다.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이사람 저사람 만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그런 영업사원같은 행동은 맞지도 않고 어색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케팅이 중요한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러한 역할은 잘하는 '누군가'에게 맡기기를 바래왔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그 역할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프로작곡가가 되려면 팔방미인이 되어야 합니다. 사업도 '영업'을 잘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대표가 되곤 하죠. 철저한 외향성.. 이것이 있어야 높은 확률로 데뷔도 성공도 하는 것이죠.
도제시스템. 그 안으로 들어갈 것.
작곡가의 데뷔. 그냥 노출도 안되는 디지털 싱글을 올려두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알만한 가수의 음원을 만들고 크레딧을 올리는 정식데뷔를 말합니다. 예전과 달리 작곡가는
혼자 등장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세상에 예외라는 것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확률로 도제시스템이 작동하는
바닥입니다. 도제시스템.. 누군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기회를 별로 얻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혼자 혹은 비슷한 맘에 맞는 몇몇이 모여 팀을 이루어서 작업을 하고 데모를 돌리기도 하지만 유명가수들에게
곡을 파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입니다. 단순히 실력문제는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실력은 '기본'으로 깔고
말하는 것이죠. 이미 유명한 작곡가나 프로듀서의 문하생으로 들어가는 것. 그것이 가장 빠르고 확률상 높습니다.
그럼 어떻게 들어가는가? 스토커 마냥 그사람의 집주소를 알아낸 후 집안에서 대기하여 만나면 문하생이 되고 싶다고
무릎꿇고 빈다? 오히려 상대방의 반감만 살 것입니다 ㅎㅎ 요즘은 유명한 사람도 '레슨'을 부업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아예 실용음악학원을 차린 경우도 많습니다. 레슨생 혹은 학원생으로 다가가는 것은 어떨까요?
예전엔 이런 것이 없어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원한다면 쉽게 유명한 네임드작곡가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지인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프로작곡가, 히트곡 작곡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10년이상 노력을 하다가 그 꿈을 접을때는
참 많이도 힘들었습니다. 그 많은 시간들이 다 헛수고가 되었다는 생각과 다른 무슨일을 할수 있을까라는
막막함.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 결혼도 하고 다른일을 하면서 살고 있네요.
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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